디지털 리터러시

유아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언제부터 어떻게 시작할까?

wobbi 2025. 8. 11. 21:43

디지털 리터러시, 유아기부터의 준비가 필요한 이유

현대 사회는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기기를 접하는 세대, 이른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스마트폰, 태블릿, 스마트 TV 같은 기기는 이미 유아기의 놀이와 학습 환경 속에 깊이 들어와 있다. 그러나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다고 해서 곧바로 디지털 리터러시를 갖춘 것은 아니다. 단순히 기기를 사용할 줄 아는 것과, 정보를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윤리적으로 활용할 줄 아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특히 유아기는 언어, 사고, 사회성 발달이 빠르게 이루어지는 시기이므로, 이때부터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시작하면 평생에 걸쳐 건전한 정보 습관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학부모와 교육자들은 ‘언제부터’, ‘어떻게’ 교육을 시작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을 찾기 어려워한다. 유아에게 너무 이른 시기에 과도한 디지털 노출을 하는 것은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반대로 무조건 배제하는 것 역시 미래 사회 적응에 불리하다.

 

유아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따라서 유아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은 기기 사용 자체를 목적으로 하기보다, 정보를 해석하고 안전하게 사용하는 기본 태도와 습관을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발달 단계별 특성과 디지털 환경의 장단점을 모두 고려한 전략이 필요하다.

 

 

언제 시작할까: 발달 단계에 따른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시점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의 시작 시점은 단순히 나이를 기준으로 하기보다, 유아의 인지 발달과 사회성 수준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아동 발달 전문가들은 만 3세 전후부터 ‘기초적인 디지털 리터러시’ 접근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는 기기를 오래 사용하도록 허용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부모 또는 교사의 안내 아래 안전하고 목적 있는 디지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만 3~4세: 이 시기에는 디지털 기기를 직접 조작하기보다, 부모와 함께 사진, 그림, 짧은 영상 등을 보면서 설명을 듣는 활동이 적합하다. 예를 들어, 그림책 속 장면과 관련된 영상을 함께 보며 “이건 책과 뭐가 같고, 뭐가 다를까?”라고 묻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아이는 정보 비교와 관찰력을 기르게 된다.

 

만 5~6세: 언어 표현과 논리력이 발달하는 시기이므로, 간단한 검색 활동이나 정보 찾기를 지도할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무엇을 검색할지’보다 ‘어떤 정보를 신뢰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또한 온라인에서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 지켜야 할 예절, 개인정보 보호의 필요성 등을 대화 주제로 삼을 수 있다.

 

만 7세 이상: 초등학교 입학 전후에는 스스로 기기를 다룰 수 있는 능력이 많이 늘어나지만, 그만큼 위험에도 쉽게 노출된다. 이 시기에는 인터넷 속 가짜 정보나 광고성 콘텐츠를 구별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부모와 함께 뉴스, 동영상, 게임 콘텐츠를 평가하며 장단점을 이야기하는 시간이 도움이 된다.

 

결국 교육 시점의 핵심은 연령별 발달 수준에 맞춰 ‘정보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눈’을 서서히 키워주는 것이다. 단순히 기기 사용을 빨리 시키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디지털 환경을 안전하고 주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어떻게 시작할까?: 가정과 교육 현장에서의 실천 전략

유아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은 일회성 지식 전달로 끝나서는 안 된다. 가정과 교육 현장에서 일상적으로 실천되는 습관과 태도 교육이 병행되어야 한다.

 

(1) 함께하는 디지털 경험 만들기
유아 혼자 기기를 사용하게 두는 것은 정보 해석 능력 발달에 좋지 않다. 부모나 교사가 옆에서 함께 보며 설명을 더 해주는 ‘공동 시청’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동영상을 볼 때 “이건 사실일까?”,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 같은 질문을 던져 아이 스스로 생각하는 기회를 준다.

 

(2)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균형 유지
디지털 리터러시는 오프라인 경험과 결합할 때 더 강력해진다. 예를 들어, 자연을 다룬 영상을 본 뒤 실제 공원에 나가 관찰하거나, 온라인 미술품 전시를 보고 직접 그림을 그려보는 활동은 정보의 깊이를 더해준다. 이런 경험은 디지털 자료를 단순히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 속에서 확장하고 적용하는 습관을 길러준다.

 

(3) 윤리와 안전을 생활 속에서 가르치기
디지털 리터러시는 기술적 능력만 아니라 윤리적 태도를 포함한다. 유아에게 개인정보를 함부로 입력하지 않는 습관, 타인의 사진이나 영상을 허락 없이 공유하지 않는 규칙 등을 생활 속에서 반복적으로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게임이나 영상 시청 시간을 스스로 조절하는 습관을 어릴 때부터 만들어야 한다.

 

(4) 놀이 기반 교육 활용
유아는 놀이를 통해 배우는 속도가 빠르다. 간단한 ‘가짜 뉴스 찾기 게임’이나 ‘사진 속 다른 점 찾기’ 같은 활동은 비판적 관찰력을 기르는 데 효과적이다.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만들기 활동, 예를 들어 사진 촬영 후 스토리텔링 하기, 간단한 그림 앱으로 이야기 만들기 등도 유용하다.

 

 

유아 디지털 리터러시는 ‘언제’보다 ‘어떻게’가 더 중요하다

유아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은 단순히 기기를 다루는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정보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안전하게 활용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과정이다. 시작 시기는 대체로 만 3세 전후가 적절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발달 단계에 맞춘 교육 방법과 가정·교육기관의 지속적인 참여다.

 

부모와 교사가 함께하는 디지털 경험,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균형, 윤리와 안전의 생활화, 놀이를 통한 자연스러운 학습이 결합할 때, 아이는 단순한 디지털 소비자를 넘어 미래 사회의 주체적 디지털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다. 지금 우리가 유아기부터 디지털 리터러시를 고민하고 실천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