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리터러시

디지털 리터러시 없는 리모트 워크, 무엇이 문제일까?

wobbi 2025. 7. 30. 11:50

유연한 근무 환경의 그림자, 문제는 기술이 아닌 ‘사람의 이해력’이다

재택근무와 원격근무는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하였다. 많은 기업은 사무실의 물리적 제약 없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장점에 주목했고, 지금도 수많은 조직이 하이브리드 또는 전면 리모트 형태의 근무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효율적이고 자율적인 일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기대했던 리모트 워크는 의사소통 오류, 협업의 비효율, 일정 관리의 혼란, 책임 회피 등 수많은 문제를 동반한다.

 

이러한 문제들은 단순히 협업 도구의 기능을 몰라서 생기는 게 아니다. 핵심은 바로 디지털 리터러시의 부족이다. 화상회의 도구, 문서 협업 플랫폼, 클라우드 공유 시스템, 일정 연동 캘린더 등 수많은 디지털 툴이 존재하지만, 이를 어떤 맥락에서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모른다면 기술은 아무 소용이 없다. 결국 디지털 환경에서의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과 자기 관리, 정보 활용 능력이 리모트 워크 성공의 핵심이 되며, 이는 곧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이 업무 성과를 좌우하는 시대라는 것을 의미한다.

 

디지털 리터러시 없는 리모트 워크

 

이번 글에서는 디지털 리터러시가 부족한 채로 리모트 워크를 진행할 때 발생하는 실제 문제들, 그리고 그로 인해 기업과 개인이 겪게 되는 현실적인 손실, 마지막으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디지털 리터러시 기반의 실천 방안을 세 가지 큰 틀에서 정리해 본다.

 

 

디지털 리터러시 부족이 초래하는 리모트 워크의 5가지 핵심 문제

리모트 워크에서 가장 큰 도전은 ‘도구’ 자체가 아니라 ‘도구를 활용하는 사람의 이해력’에 있다.
디지털 리터러시가 부족하면 기술이 오히려 협업의 장벽이 되고, 커뮤니케이션의 오해가 누적되며, 책임의 회피와 업무 불신으로 이어진다.

 

(1) 협업 도구의 ‘기능’은 알지만 ‘역할’은 모른다
많은 사람이 슬랙, 노션, 트렐로, 줌 등 협업 도구를 ‘써본 적은 있지만’, 언제 어디서 어떤 맥락으로 사용하는지에 대한 개념은 부족하다. 예를 들어, 회의가 필요 없는 일에도 줌을 잡거나 문서 피드백을 줌으로 설명하려 하거나 메신저로 주고받으면 되는 일을 이메일로 늘어지게 만드는 경우 등 이는 단순히 사용법의 문제가 아니라,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구조에 대한 이해 부족, 즉 디지털 리터러시 결핍 때문이다.

 

(2) 온라인 회의에서 발생하는 비효율과 집중력 저하
디지털 리터러시가 낮은 구성원일수록 화상회의에서의 커뮤니케이션 집중도가 떨어진다. 발언 권한 관리가 되지 않아 모두가 동시에 말하거나 비디오를 끄고 참여하면서 ‘존재하지만 참여하지 않는 회의’가 된다. 회의를 단순한 형식으로 인식하고, 회의록 없이 끝내거나, 결정 사항을 명확히 정리하지 않은 것은 모두 디지털 회의 문화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 문제다.

 

(3) 문서 협업의 비효율성

디지털 문서 공동 작업은 리모트 워크의 핵심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은 여전히 ‘최종본_ver 5_final_really_final.pdf’ 같은 파일 이름을 메일로 공유하고 중복 작업, 덮어쓰기, 누락 등 오류를 낳는다. 공동작업 도구의 구조(예: 구글 드라이브의 공유 설정, 댓글 기능, 변경 이력 확인 등)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정보 관리에 대한 디지털 리터러시 부족의 전형적인 사례다.

 

(4) 책임 회피와 업무 이력 추적 불가

디지털 리터러시가 낮으면, 업무 지시와 결과 보고 사이의 체계가 무너진다. 어떤 채널에서, 누가, 어떤 방식으로 업무를 지시했고, 결과를 어디에 제출했는지 흐름을 추적하기 어려운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는 조직 내 책임감 저하, 신뢰 붕괴, 업무 중복 및 누락으로 이어지며 결국 팀 전체의 생산성을 떨어뜨린다.

 

(5) 개인정보와 보안 인식 결여

리모트 워크 환경에서는 모든 자료가 디지털로 저장되고 전송된다. 하지만 디지털 리터러시가 낮은 사람은 외부와의 메일에 민감한 정보 첨부, 공유 링크를 '전체 공개'로 설정, 보안 프로그램 미사용 등 정보 유출에 대한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한다. 이런 무지는 단순 실수가 아니라, 기업 전체의 데이터 보안 리스크를 초래한다. 이처럼 리모트 워크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문제는 ‘기술 부족’보다 기술을 사용하는 ‘사고력과 책임감 부족’, 즉 디지털 리터러시 부재로 설명할 수 있다.

 

 

리모트 워크에서의 디지털 리터러시 실천법: 개인과 조직이 함께 준비해야 한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리모트 워크 시대에 단순한 ‘개인의 능력’이 아니라 ‘조직의 경쟁력’이 된다. 따라서 구성원 개개인이 디지털 문해력을 키우는 동시에, 조직 차원에서도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및 업무 문화 재설계가 필요하다.

 

(1) 실무 중심의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도입
전사 차원에서 ‘툴 사용법’ 중심이 아닌, 업무 흐름 중심의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운영해야 한다.

예: 슬랙은 어떤 종류의 커뮤니케이션에 적합한가?
구글 드라이브 공유 설정 시 보안은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
회의록은 어떤 형태로 기록하고, 어디에 저장하는가?
실제 사례 기반의 교육과 체크리스트 중심의 점검 훈련이 효과적이다.

 

(2) 질문 중심, 문서 중심 문화 정착
리모트 워크에서 가장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문서 기반 소통’이다. 비동기적으로 문서를 보고 의견을 달고 불필요한 실시간 회의를 줄이는 구조는 디지털 리터러시의 정수가 담긴 방식이다. 또한 모든 업무 지시는 문서화, 의사결정은 회의록 기록을 원칙으로 해야 업무 추적이 가능해진다.

 

(3) 자율적 정보 탐색과 문제 해결 능력 훈련
디지털 리터러시의 핵심은 ‘모르는 것을 찾아낼 수 있는 능력’이다. 매번 상사나 동료에게 기능을 묻는 것이 아니라, 검색을 통해 답을 찾고 공식 가이드를 읽으며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려는 태도는 리모트 워크 환경에서 더욱 중요하다.

 

(4) 신뢰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훈련
이모티콘 하나, 줄임말 하나가 오해를 낳을 수 있는 비대면 환경에서는 명확하고 부드러운 표현, 공감이 담긴 응답 방식, 신뢰를 주는 리더십 언어가 필수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기술만 아니라 사람을 배려하는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태도도 포함한다.

 

 

리모트 워크의 성패는 디지털 리터러시가 결정한다

‘언제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자유’는 디지털 환경에서만 가능하다. 하지만 이 환경은 자율을 넘어 스스로 책임지고, 정돈하며, 비판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사람에게만 진정한 기회가 된다. 이제는 단순히 툴을 잘 쓰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세상에서 어떻게 협업하고, 의사결정하고, 결과를 내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리터러시가 요구된다.

디지털 리터러시 없는 리모트 워크는 결국 ‘고립된 혼자 일하기’가 되고 만다. 반대로 리터러시가 높은 구성원들이 모인 조직은, 물리적 거리를 넘어서는 팀워크와 생산성을 발휘할 수 있다. 리모트 워크의 성공은 기술이 아닌 ‘사람의 디지털 이해력’에 달려 있다. 그리고 그 핵심은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의 디지털 리터러시부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