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리터러시

메타버스 환경에서 요구되는 디지털 리터러시 능력

wobbi 2025. 7. 11. 07:30

현실을 넘어선 세계, 메타버스에서의 삶과 판단

인터넷은 더 이상 정보를 검색하는 도구만이 아니다. 2025년 현재, 우리는 실시간 화상 회의뿐만 아니라, 가상공간에서 아바타로 회의에 참여하고, VR 강의실에서 수업을 듣고, 디지털 콘서트장에서 친구와 소통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메타버스(Metaverse)는 단순한 기술 트렌드를 넘어, 현실의 일부로 통합되고 있는 새로운 사회적 공간이다. 특히 Z세대와 알파 세대는 메타버스에서 친구를 만나고, 나를 표현하며, 콘텐츠를 소비하고, 때로는 경제활동까지 수행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단순히 스마트폰을 잘 다루거나, SNS를 자주 사용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가상공간 속 행동 하나하나가 현실과 같은 무게를 지닌다.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리터러시가 요구된다. 메타버스에서의 디지털 리터러시는 단지 기술 활용 능력이 아니라, 자기 정체성 표현, 가짜 정보 식별, 온라인 윤리 실천, 감정 조절과 공감 능력까지 포괄하는 복합적 사고력이다.

 

메타버스 환경 속 디지털 리터러시 능력


이 글에서는 메타버스 환경에서 살아가기 위해 현대인이 반드시 갖춰야 할 핵심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실제 사례와 함께 그 필요성과 방향성을 제시한다. 현실과 가상이 겹친 세상 속에서, 우리를 지켜주는 유일한 방어막은 ‘판단력’이다.

 

 

메타버스 환경에서 요구되는 핵심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 5가지

① 아바타 정체성과 디지털 자아의 균형
메타버스에서는 대부분 사용자가 ‘아바타’라는 가상의 존재로 자신을 표현한다. 이러한 아바타는 외모부터 이름, 성격, 행동까지 사용자에 따라 다양하게 설정된다. 하지만 문제는, 현실의 자아와 가상 자아 간의 괴리가 클수록 온라인상에서의 책임감이나 윤리 의식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디지털 리터러시가 높은 사용자는 아바타가 단순한 가면이 아니라, 자신의 의도와 태도를 반영하는 또 다른 자아라는 사실을 인식한다. 그는 가상공간에서도 타인의 감정을 존중하고, 부적절한 표현을 자제하며, 정체성의 일관성과 도덕성을 유지한다.

② 가짜 정보·가상 자산 관련 사기 식별 능력
메타버스 내에는 다양한 콘텐츠와 커뮤니티, NFT 기반의 경제 활동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 안에는 허위 정보, 가짜 아이템 거래, 가상 부동산 사기 등 새로운 유형의 디지털 위험도 함께 존재한다. 예를 들어, 유명 아바타의 외형을 복제해 NFT를 판매하거나, 메타버스 플랫폼 내 토지 투자를 가장한 피싱 링크가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필요한 디지털 리터러시는 정보의 사실 여부를 분석하고, 출처를 확인하며, 경제적 거래의 위험성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다. 단순한 ‘보안’ 개념을 넘어서, 디지털 공간에서의 지적 소비자(Critical Consumer)로서 행동하는 것이 핵심이다.

③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윤리와 감정 공감 능력
메타버스 속 커뮤니케이션은 텍스트, 음성, 제스처, 아바타 표정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이처럼 복잡한 소통 방식은 오해와 갈등, 익명성 뒤에 숨은 비윤리적 표현을 유발하기 쉽다. 최근 실제로, 메타버스 내에서 일어난 ‘디지털 성희롱’ 사례, 단체 괴롭힘, 아바타를 통한 욕설 및 조롱 문제가 사회적 논란이 되었다.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선, 사용자 스스로가 디지털 윤리 의식을 갖고 소통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디지털 리터러시가 높은 사람은 상대방의 아바타 너머에 진짜 사람이 있음을 인식하고, 감정 표현을 조절하며, 불쾌감을 유발하지 않는 언어를 선택할 수 있다. 온라인 소통이라고 해서 책임이 가벼워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신중한 태도와 공감 능력이 요구된다.

④ 기술 기능에 대한 이해와 보안 설정 능력
메타버스 플랫폼은 다양한 기술과 장치 위에 작동한다. VR 기기, 모션 캡처 장비, 플랫폼 설정, 위치 기반 서비스 등은 사용자의 행동, 말, 움직임까지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전송한다. 이 정보들은 때로는 개인 식별이 가능하거나, 사생활 침해로 이어질 수 있는 데이터가 된다.

따라서 사용자는 플랫폼의 설정 메뉴나 개인정보 처리 방침을 이해하고, 자신의 노출 범위와 공유 대상, 기록 보관 방식을 적극적으로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기기를 켜는 법’이 아닌, 어디까지 보여주고, 무엇을 남길지 결정하는 능력이 디지털 리터러시의 중요한 구성 요소가 된다.

⑤ 크리에이터로서 책임감과 저작권 인식
메타버스에서 많은 사용자들은 단순 소비자가 아니라 직접 아바타, 배경, 아이템을 창작하고 공유하는 크리에이터로 활동한다. 이 과정에서 다른 사용자의 콘텐츠를 무단 복제하거나, 저작권을 침해한 작품을 거래하는 사례도 빈번히 발생한다.

리터러시가 높은 사용자는 콘텐츠를 단순히 ‘복사하고 붙여 넣는 것’이 아니라, 창작과 공유에는 윤리적 책임이 따른다는 사실을 이해한다. 또한, 자신이 만든 콘텐츠 역시 보호받아야 할 권리를 지닌다는 점을 인식하고, 올바른 라이선스 개념과 오픈소스 문화에 대해 학습한다.

 

 

메타버스에서의 진짜 능력은 ‘판단력’이다

메타버스는 기술의 정점이지만, 그 속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건 사람의 행동과 사고방식이다. 가상 공간이 아무리 화려해도, 그 안에서 정보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고, 타인을 존중하지 않으며, 책임 있는 행동을 하지 못한다면, 기술은 도구가 아니라 위험이 된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이제 단순한 ‘미디어 읽기 능력’을 넘어서, 가상 공간에서의 사회적 상호작용, 윤리적 사고, 정보 보안 감수성, 창의성과 책임의 균형을 아우르는 포괄적 역량으로 확장되고 있다. 특히 메타버스처럼 현실과 가상이 경계 없이 연결되는 공간에서는, 판단 없는 활동이 곧 현실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교육기관, 기업, 정부는 메타버스를 기술이 아닌 ‘사회’로 이해하고, 그 안에서의 디지털 시민 양성을 위한 리터러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사용자 개개인 역시 단순히 메타버스를 ‘즐기는 공간’이 아닌, 함께 살아가는 공간으로 인식하고 행동 기준을 세워야 한다.

메타버스 시대, 진짜 필요한 능력은 ‘스펙 높은 기기’가 아니라, 깊이 있는 사고력과 책임감 있는 판단력이다. 기술은 현실을 확장하지만, 판단력은 그 현실을 건강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