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리터러시

디지털 리터러시로 감정노동 줄이는 조직문화 만들기

wobbi 2025. 8. 5. 10:20

보이지 않는 감정의 소모, 조직 문화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다

오늘날의 업무 환경은 점점 더 디지털화되고 있다. 화상 회의, 슬랙 메시지, 이메일 피드백, 프로젝트 협업 툴, 사내 SNS 등 다양한 채널이 업무의 중심이 되면서 직장인은 더 이상 단순히 지식과 기술만으로 평가받지 않는다. 말투 하나, 이모티콘 하나, 응답 속도 하나까지도 업무의 성과이자 조직 내 관계의 지표로 간주하는 시대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많은 직장인은 보이지 않는 ‘감정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비대면 커뮤니케이션에서는 표정이나 어조 같은 비언어적 요소가 사라지기 때문에, 더 많은 에너지를 들여 정제된 언어로 감정을 조절해야 한다. 예를 들어, "빠른 피드백 부탁드립니다"라는 문장이 예의 없는 지시처럼 보이지 않도록 말투를 조절하고, 대화 말미에는 이모티콘을 추가해 ‘부드러운 인상’을 만들어야 한다. 이처럼 디지털상의 감정 노동은 매우 정교하고 지속적이며, 개인의 정신 건강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디지털 리터러시 및 조직문화

 

이러한 상황에서 디지털 리터러시는 감정 노동을 줄이고, 건강한 조직문화를 만드는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단순한 기술 활용 능력이 아니라, 디지털 공간에서 정보를 정확하게 해석하고, 적절하게 표현하며, 소통하는 능력을 포함한다. 이 글에서는 디지털 리터러시를 기반으로 감정 노동을 줄이는 조직문화를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 그 핵심 전략과 사례를 중심으로 3개 문단으로 나누어 살펴본다.

 

 

디지털 리터러시 부족이 만드는 조직 내 감정 노동의 문제

많은 기업과 조직은 재택근무, 하이브리드 워크, 디지털 협업 환경을 도입하면서 효율적인 업무 시스템을 갖추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작 조직 구성원 개개인의 디지털 리터러시 수준은 제각각이며, 이에 따라 소통 오해, 업무 스트레스, 감정 소진 등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1) 잘못된 표현이 불러오는 커뮤니케이션 갈등

슬랙이나 사내 메신저, 이메일 등의 텍스트 기반 커뮤니케이션에서는 톤 조절이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이거 다시 해주세요”라는 문장은 의도치 않게 명령조로 인식될 수 있고, “좋습니다~” 같은 표현에 이모티콘이 없을 경우 진심이 없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디지털 리터러시가 부족한 조직일수록 이런 사소한 표현 차이에서 오해가 쌓이고, 감정의 피로가 누적된다. 감정 노동은 단순히 고객 응대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동료 간의 디지털 소통에서도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2) 비효율적인 피드백과 업무 몰입도 저하

디지털 리터러시가 낮은 조직은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비체계적이며, 피드백 역시 모호하거나 반복적이다. 동일한 업무를 메일, 채팅, 구글 문서 댓글 등 여러 채널로 중복으로 지시하거나, 누가 어떤 기준으로 피드백했는지 불분명하게 관리하면, 구성원은 끊임없는 확인과 감정 해석에 에너지를 소모하게 된다.

 

이러한 구조는 업무에 몰입하기보다는, 사람의 감정을 ‘관리’하고 ‘해석’하는 데 시간을 빼앗기게 만든다. 이는 곧 감정 노동의 증가로 이어지며, 조직 전체의 생산성과 만족도를 낮추는 결과를 낳는다.

 

(3) 감정 피로를 숨긴 채 '좋은 동료'로 살아가는 직장인
직장 내에서의 디지털 감정 노동은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많은 직장인은 "감정적으로 힘들다"는 말을 하지 못하고, 대신 밤늦은 메시지에도 웃는 이모티콘을 쓰고, 과중한 업무 요청에도 "네, 괜찮습니다!"라는 표현으로 대응한다.

 

이러한 감정의 억제와 과잉 표현은 장기적으로 정신적 탈진(Burnout)을 초래하며, 결국 이직률 증가, 조직 신뢰도 하락, 사내 갈등 심화 등의 문제로 이어진다. 디지털 리터러시가 부족한 상태에서는, 이러한 감정 피로가 체계적으로 파악되거나 해결되지 못한 채 조직 문화 속에 은폐된 스트레스로 남게 된다.

 

 

디지털 리터러시 기반의 조직문화 전환 전략

건강한 조직은 단순히 일을 잘하는 팀이 아니라, 일하는 사람의 감정과 관계도 존중하는 시스템을 갖춘 팀이다. 이를 위해서는 모든 구성원이 일정 수준의 디지털 리터러시를 갖추고, 감정 표현, 피드백,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대한 공통의 언어와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1)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룰셋’ 도입

조직 내에서 메신저, 이메일, 협업 도구 등 다양한 채널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업무 시간 외 대응 기준, 응답 속도 기대치, 피드백 표현 방식, 이모티콘 사용 가이드 등 이러한 기준을 명확히 하면, 감정적 해석을 줄이고, 오해 없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디지털 리터러시가 높은 조직일수록 이러한 룰 셋을 바탕으로 소통의 기준선을 맞추고, 불필요한 감정 소모를 줄인다.

 

(2) 구성원 간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및 워크숍 운영

정기적으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진행하면서, 단순한 툴 사용법을 넘어 감정 표현법, 피드백 언어 설계, 텍스트 커뮤니케이션의 윤리, 소셜 미디어 매너 등에 대해 학습하는 구조를 도입해야 한다.

 

특히 ‘디지털 감정 커뮤니케이션 워크숍’은 직장인 감정 노동을 예방하고, 건강한 표현 문화를 만들어가는 핵심 툴이 될 수 있다. 학습은 개인의 몫이지만, 실천은 조직이 함께할 때 가능하다.

 

(3) 심리적 안전지대 조성: 감정을 말할 수 있는 구조 만들기

감정 노동을 줄이기 위해서는 조직 내에서 감정을 표현해도 괜찮은 분위기, 즉 ‘심리적 안전지대’가 확보되어야 한다. "그 말투에 조금 상처받았습니다.", "이런 표현이 감정적으로 부담스러웠어요." 이러한 피드백이 받아들여지는 문화는 디지털 리터러시와 감정 지능이 결합한 결과이며, 장기적으로 조직의 신뢰도와 유연성을 높이는 원동력이 된다.

 

또한 감정 소진을 겪는 구성원을 위한 익명 피드백 통로, 상담 지원, 피로 리포트 제출 시스템 등을 운영함으로써, 디지털 환경 속에서 감정이 투명하게 드러나고 회복될 수 있도록 조직이 먼저 움직여야 한다.

 

 

디지털 리터러시 없는 조직문화는 감정 노동을 숨긴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이제 조직 구성원의 생존 기술을 넘어, 조직 전체가 건강한 문화를 유지하고 성장하는 기반 역량이 되었다. 특히 감정 노동이 일상화된 디지털 환경에서, 이 리터러시는 단순한 툴 숙련도를 넘어선 ‘감정 관리와 표현의 문해력’으로 확장되고 있다.

 

감정을 억누르거나, 감정 없는 척 일하는 조직은 결국 지속 가능하지 않다. 반대로 감정을 표현할 수 있고, 감정 노동을 줄이는 방향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설계한 조직은 사람이 떠나지 않으며, 구성원의 몰입도와 협업 성과를 장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건강한 디지털 조직은 기술보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조직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감정이 건강하게 흐를 수 있는 디지털 리터러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