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리터러시

디지털 리터러시 부족이 초래하는 사회 문제들

wobbi 2025. 7. 9. 14:38

디지털 환경은 넓어졌지만, 판단력은 제자리다

정보가 넘치는 시대에 우리는 스마트폰 하나로 세상과 연결되어 있다. 인터넷, SNS, 유튜브, 생성형 AI 등 디지털 도구는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지만, 문제는 그 안의 정보가 모두 믿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정보를 ‘어떻게 사용하는가?’보다 ‘무엇을 믿고,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가?’가 훨씬 더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디지털 리터러시 부족

 


디지털 기술은 진화했지만, 이를 읽고 해석하며 윤리적으로 활용하는 능력, 즉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는 여전히 많은 사람에게 부족한 상태다. 단순히 기기를 잘 다루는 것과, 디지털 공간에서 비판적으로 사고하며 책임 있게 행동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그리고 이 리터러시 부족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 전반의 혼란, 불신, 분열,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이 글에서는 디지털 리터러시 부족이 사회적으로 어떤 문제를 발생시키는지, 그리고 그 여파가 왜 심각한지에 대해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살펴본다.  이 순간, 판단력 없는 디지털 이용이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돌아보자.

 

 

가짜 뉴스와 허위 정보의 확산: 판단 없는 클릭이 불러온 대가

디지털 리터러시 부족이 가져오는 가장 심각한 사회 문제는 가짜 뉴스와 허위 정보의 무분별한 확산이다. 누구나 쉽게 콘텐츠를 제작하고 유포할 수 있는 환경 속에서, 정보의 진위를 검증하지 못한 채 수용하고 공유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사회적 혼란과 갈등이 커지고 있다.

예를 들어, 팬데믹 당시 ‘백신에 마이크로칩이 들어 있다’는 근거 없는 루머가 SNS를 통해 빠르게 퍼졌고, 이를 그대로 믿은 일부 사람들은 백신 접종을 거부하거나 공공기관을 상대로 항의 집회를 열었다. 이처럼 디지털 리터러시가 낮은 상태에서 정보가 전달되면, 비이성적 행동과 공포심 확산으로 이어지기 쉽다.

더 큰 문제는 이런 허위 정보가 단순히 개인의 오해를 넘어서, 민주주의와 공공질서를 위협한다는 점이다. 선거 기간이 되면 특정 정치 세력을 의도적으로 헐뜯거나 지지하는 가짜 뉴스가 쏟아지고, 이를 걸러내지 못한 유권자들이 왜곡된 정보에 기반해 판단을 내리는 일도 적지 않다. 정보가 넘치는 시대에, 오히려 진짜를 구분할 줄 모르는 사회가 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디지털 격차와 사회적 소외: 연결되어 있지만 배제되는 사람들

디지털 리터러시 부족은 특정 계층에 정보 불평등을 안기고, 그로 인해 사회적 배제와 격차 심화 문제를 일으킨다. 특히 고령층, 저소득층, 교육 수준이 낮은 계층에서는 디지털 기기를 사용할 줄 몰라 행정 서비스, 금융 서비스, 의료 서비스 등 필수 생활 영역에서 소외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70대 노인이 병원 예약을 하려 했지만 모바일 앱 사용이 익숙하지 않아 진료 기회를 놓치거나 가족에게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또 정부가 제공하는 복지 혜택이나 긴급 지원금 역시 온라인 신청이 기본이기 때문에, 디지털 리터러시가 낮은 사람은 정보 접근조차 하지 못한 채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현실에 놓이게 된다.

이러한 정보 격차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서 사회적 고립, 경제적 불평등, 세대 간 갈등을 유발한다. 특히 청소년은 디지털 환경에 너무 빠르게 익숙해지고, 고령층은 이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세대 간 단절’이 더욱 심화하는 경향을 보인다. 디지털이 연결을 위한 도구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더 많은 사람을 ‘소외시키는’ 아이러니한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온라인 윤리 실종과 사이버 범죄 증가: 익명 뒤에 숨어버린 책임

디지털 리터러시가 부족하면 온라인 공간에서의 ‘책임 있는 행동’이 실종된다. 그 대표적인 문제가 온라인 폭력, 혐오 표현, 사이버 괴롭힘, 사생활 침해, 허위 리뷰, 디지털 명예훼손 등 다양한 윤리적 문제들이다. 사람들은 온라인에서는 현실의 법과 도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착각하며, 익명성 뒤에 숨어 무책임한 행동을 일삼는 경우가 많다.

특히 청소년 사이에서는 단톡방 따돌림, 조롱 댓글, 선정적 이미지 유포 등이 빈번하게 발생하며, 이에 따라 실제로 우울증이나 극단적인 선택에 이르는 사건도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여전히 ‘인터넷 사용법’ 중심의 교육만 이루어지고 있어, 실제 상황에 대한 공감과 윤리적 사고를 기르는 교육은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성인들 사이에서도 사이버 사기, 가짜 후기 마케팅, 정보 조작, 개인정보 유출 사고 등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단순한 범죄라기보다는, 디지털 윤리에 대한 인식 부족과 리터러시 미흡에서 비롯된 사회 구조적 문제다. 결국, 디지털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의 태도와 책임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사회 전반이 혼란에 빠지게 된다.

 

 

기술보다 더 중요한 건, 생각하고 행동하는 힘이다

우리는 디지털 기술이 발전할수록 삶이 편리해질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현실은 그와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정보는 넘치나 혼란은 커지고, 연결은 쉬워졌으나 고립도 깊어졌으며, 표현은 자유로워졌으나 윤리는 사라지고 있다. 이 모든 문제의 중심에는 디지털 리터러시의 부재가 자리 잡고 있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단순히 ‘기기를 다룰 줄 아는 기술’이 아니라, 정보를 판단하고, 타인을 배려하며, 온라인에서도 책임 있게 행동하는 능력이다. 지금 우리는 기술이 부족해서 문제가 아니라, 그 기술을 이해하고 다룰 수 있는 사고력과 태도가 부족해서 문제인 시대에 살고 있다.

따라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은 학생만 아니라 성인, 고령자, 모든 시민을 대상으로 확대되어야 하며, 공교육, 평생교육, 기업 내 교육, 미디어 캠페인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확산할 필요가 있다. 기술은 계속 발전할 것이다. 그러나 그 기술을 어떻게 쓸 것인가는 전적으로 사람의 몫이다. 그리고 그 결정은 디지털 리터러시가 있는가, 없는가에 따라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