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리터러시

디지털 리터러시와 가짜 뉴스 구별 능력의 상관관계

wobbi 2025. 7. 7. 17:41

가짜 뉴스의 시대, 이제는 ‘읽는 능력’이 아니라 ‘판단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정보는 더 이상 책이나 뉴스만을 통해 소비되지 않는다.  이 순간에도 수많은 사람이 SNS에서, 유튜브에서, 블로그에서 각종 뉴스를 실시간으로 접하고 공유하고 있다. 문제는 그 정보의 출처와 사실 여부에 대한 의심 없이 소비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확산한 ‘가짜 뉴스(Fake News)’는 단순한 오보를 넘어, 의도적 조작, 편향, 사회 혼란 조장까지 포함하는 위험한 정보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정보 환경 속에서 개인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역량은 바로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단순히 정보를 찾고 기기를 다루는 능력이 아니라, 정보를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판단하며, 사회적 맥락에서 책임 있게 활용하는 역량을 뜻한다. 특히, 가짜 뉴스를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은 디지털 리터러시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이 글에서는 디지털 리터러시의 개념을 다시 한번 정리하고, 왜 그것이 가짜 뉴스 구별 능력과 긴밀히 연결되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디지털 리터러시 가짜 뉴스 구별

 

 

디지털 리터러시란 무엇이며, 왜 가짜 뉴스 대응에 중요한가?

디지털 리터러시는 단순히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기술을 넘어서는 개념이다. 세계적인 교육기관이나 정보 연구 기관에서는 디지털 리터러시를 정보 탐색, 평가, 활용, 공유 과정에서의 ‘비판적 사고’와 ‘윤리적 판단’ 능력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 능력은 디지털 시대의 시민에게 가장 기본이 되는 역량이다.

가짜 뉴스는 보통 감정적인 자극, 선택적 정보 노출, 속도 중심의 공유 문화를 통해 확산한다. 그리고 그 대부분은 SNS나 메신저, 유튜브 등 디지털 매체를 통해 유통된다. 이때 디지털 리터러시가 높은 사람은 단순히 기사 제목이나 영상의 섬네일만 보고 판단하지 않는다. 그는 해당 콘텐츠의 출처, 정보 구조, 의도, 문맥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신뢰성을 평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모든 백신이 암을 유발한다’는 제목의 유튜브 영상이 있다면, 디지털 리터러시를 갖춘 사람은 먼저 그 영상의 업로드 주체가 누구인지, 사용된 데이터가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인지, 주장에 반대되는 자료는 없는지 등을 따져본다. 반면, 디지털 리터러시가 낮은 사람은 감정적으로 자극적인 콘텐츠에 더 쉽게 끌리고, 정보의 사실 여부보다는 조회수, '좋아요' 수, 댓글 반응에 의존하여 판단한다.

이처럼 디지털 리터러시는 가짜 뉴스의 확산을 차단하는 1차 방어선이 된다. 디지털 세상의 정보는 누구나 생산하고 유통할 수 있는 만큼, 그 속에서 살아가는 개인에게는 비판적 수용 능력이 필수다.

 

 

디지털 리터러시 수준에 따른 가짜 뉴스 수용도 차이: 국내외 연구 및 실제 사례

국내외 여러 연구 결과는 디지털 리터러시와 가짜 뉴스 수용률 사이의 뚜렷한 상관관계를 보여준다. 2023년 발표된 한 국내 조사에 따르면,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6개월 이상 받은 고등학생 그룹은 그렇지 않은 학생 그룹에 비해 가짜 뉴스 판별 정확도가 2.3배 높게 나타났다. 특히 출처를 검증하는 습관, 키워드를 통한 역 검색 능력, 이미지 진위 판단 등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해외 사례도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에서 진행한 디지털 시민성 프로젝트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디지털 리터러시 수준이 높은 학생들이 정치적 가짜 뉴스에 덜 영향을 받았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단순히 인지능력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정보 수용 시 스스로 검증하려는 사고 습관과 태도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실생활에서도 이 차이는 명확히 나타난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SNS에서 ‘정부가 코로나 검사 결과를 조작했다’는 루머성 글을 봤다고 하자. 디지털 리터러시가 높은 사람은 먼저 공식 기관의 발표나 관련 기사들을 크로스체크하고, 필요하다면 사실확인 사이트를 통해 해당 정보의 진위를 확인한다. 반면, 그렇지 않은 사람은 이 정보를 그대로 믿고 주변 사람들과 무분별하게 공유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차이는 단순한 지식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신뢰, 민주주의, 공공 안전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개인의 정보 선택 능력만 아니라, 사회 전체가 건강한 정보 생태계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장치인 셈이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가짜 뉴스 시대의 생존 전략이다

이제 정보는 ‘많은 사람에게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빠르게, 자극적으로, 반복적으로 유포되는 것’이 되는 시대다. 정보의 신뢰성을 따지기보다는 감정적으로 반응하고, 공감 버튼을 누르고, 공유하는 행위가 우선되는 구조에서는 누구라도 쉽게 가짜 뉴스의 소비자가 될 수 있다. 이럴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 스스로 사고하고 판단하는 디지털 리터러시의 힘이다.

학교에서는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정규 교과로 확대하고, 단순한 정보 이용 교육을 넘어 비판적 사고와 윤리적 판단 중심의 교육 커리큘럼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 성인들에게도 직장 내 정보 해석 훈련, 온라인 뉴스 판별 교육, 사실확인 도구 사용법 등을 포함한 실용적인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제공돼야 한다.

또한 우리는 모두 정보의 생산자이자 소비자다. 즉, 디지털 리터러시는 더 이상 일부 전문가나 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시민이 갖춰야 할 기본 생존 기술이다. 가짜 뉴스가 넘쳐나는 시대에, 우리가 스스로 정보를 판단할 수 없다면 그 정보가 우리를 조종하게 된다.

디지털 기술은 계속 진화하지만, 그 속에서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여전히 인간의 판단이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그 판단을 가능하게 해주는 나침반이다. 가짜 뉴스에 흔들리지 않는 개인과 사회를 만들기 위해, 지금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더 빠른 정보가 아니라 더 깊은 이해력이다.